서역의 음식
이슬람요리를 '청진(淸眞)요리'라고 지칭하며 중국 대부분의 도시에서도 전문식당이 있어서 먹어보는 것이 가능하지만, 한국에서 먹는 중국요리가 본고장 중국의 요리와는 다르듯 서역 본고장의 요리와는 실제로 큰 차이가 난다.
서역은 한족의 중원쪽과는 달리 우루무치나 난주같은 대도시가 아닌 이상 고급 혹은 대형 레스토랑도 극히 드물며, 위생상의 문제로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드문 노점식당이 이 지역에서는 또한 건재하다. 야시장 혹은 바자르에 오면 특히 노점식당이 줄을 이룬다.
실크로드의 주요민족중 하나인 위구르족과 카자흐족, 회족등은 이슬람교를 신봉하기 때문에 한족들이 좋아하는 돼지고기는 절대로 입에 대지도 않으며 주로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점이 일반적인 한족요리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양고기와 염소고기를 주로 먹으며 닭고기는 고급에 속하고 드물게는 낙타도 먹는다.
또한 독특한 향신료를 많이 쓰므로 향이 짙고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한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지도 않으며 위장에도 소화에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
우육면牛肉面
건조한 기후와 강한 태양의 산물인 양질의 밀 덕택에 난주는 중국에서 국수요리의 메카로 알려진 곳이다.
특히 유명한 것이 이 우육면.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인 국물에 가는 국수를 말고 그 위에 소고기 조각과 향채(香菜)를 얻어 낸다.
감숙쪽에서 가장 흔하고 싸게 먹을 수 있는 서민요리다.
서역을 여행하게 된다면 여러분도 쌀보다는 주로 면과 빵 위주의 분식을 하게 될 것이다.
-난주역전의 한 식당에서(2元)-
짜장면炒醬面
이것이 서역에서 먹었던 짜장면이다.
사실 짜장면은 중국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요리이지만, 지역에 따라 식당에 따라 맛과 재료의 편차가 심해 뭐라 단정짓기는 힘들다. 그러나 서역에서 먹는 짜장면의 맛은 특히 각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양파를 잘게 썰어넣는 데 비하여 서역에서는 두부를 썰어넣는다.
그리고 약간 매콤쌉싸름한 맛이 풍겨난다.
완두나 오이채 썬 것대신 향채가 고명으로 올라가는 것도 특징이다.
국수도 기계로 만든게 아니라 100% 손으로 늘여뽑은 것이다.
(사실 중국은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기계를 이용하는 것보다 이게 더 싸게 먹힌다)
한그릇에 3.5元(약 500원)밖에 안하지만 우리동네 중국집에서 시켜먹는 곱빼기보다도 양이 많다.
-가욕관에서-
반면拌面
'라구멘'이라고도 하는 국수.
감숙에는 우육면이 있다면 신강에는 반면이 메인이다.
손으로 뽑은 굵은 국수에 볶은 양념장(주로 양고기와 야채)을 비벼 먹는다.
달걀반면. 7~8元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국수음식이 유럽으로 건너가 스파게티의 원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반면이 바로 그 원조가 아닌가 싶다.
-우루무치에서-
양꼬치구이羊肉串
현지어로 '시시카바브'라고 하는 양꼬치구이.
중국 타지방의 시장같은 곳에서 파는 것은 신강쪽의 것에 비하면 고기의 크기와 맛에 있어서 애들 소꿉놀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고기 외에도 내장이나 소고기등 재료는 다양하다.
손님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구워주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향신료와 고춧가루, 소금 뿌려 맛을 낸다(미원을 뿌리는 경우도 꽤 많다).
실제로 몇 번 직접 구워봤지만 연기가 심해 굽는다는 것이 보기보다는 상당히 고역이다.
-우루무치의 야시장에서-
양고기바베큐燒全羊肉
축제가 있는 날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음식이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지도 모른다.
양외에도 염소나 낙타를 통째로 굽는 경우도 있다.
-우루무치의 야시장에서-
샤궈砂鍋
주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샤궈들.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전골을 연상시키는 요리인데 맑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
한국인 입맛에도 무난하다. 6~10元.
내륙지방의 요리답지 않게 해산물도 많이 들어간다.
-우루무치의 야시장에서-
양고기소세지
꼭 우리의 순대를 연상시킨다.
주문하면 양고기소세지와 내장익힌 것에 국물을 뿌려주는 데 너무 비위생적이고 찝찝해서 도저히 먹을 엄두가 나질않았다.
그릇과 젓가락을 일회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설거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걸레보다 더 걸레같은 행주로 쓱쓱 닦고 만다.
-카스의 바자르에서-
양고기소세지
홍샹과 누루
왼쪽은 홍샹(맞게 적은건지 모르겠다)으로 감자와 당근을 넣고 끓인 양고기 국이다.
오른쪽은 매운맛의 양고기국이 아닐까 한다.
-카스의 에이티가르 사원앞에서-
홍샹을 파는 가게
이 가게는 아침부터 바자르로 몰려온 손님들 상대하기에 정신이 없다.
양고기국 끓는 냄새가 주위에 진동을 할 정도로 대량으로 끓인다.
만두도 판다.
-카스의 바자르에서-
포로
위구르족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중 하나로 양고기, 양파, 당근, 건포도등을 넣고 볶은 밥.
주문하면 대접가득 밥을 담고 그위에 양고기 한덩이를 얻어준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다소 느끼할 지 모르겠다. 6元
-카스의 에이티가르 사원앞에서-
요구르트 티
부자가 함께 일하는 것으로 보이던데.....대접에 얼음을 부숴넣고 양젖으로 만든 요구르트 한스푼, 거기에 꿀과 술 약간을 넣고 섞어서 낸다.
한그릇에 단1元.
생전 처음 맛보는, 글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희한한 맛이 난다.
왼쪽 전면의 유리잔에 단긴 것은 그냥 차라는데 손님이 마시고 난 컵을 씻지도 않고 대야에 있는 차를 그냥 퍼서 올려놓는다.
-카스의 에이티가르 사원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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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현지어로 뭐라고 하는 지는 모르겠다.
화덕에 구워낸 것으로 한입 베어물면 양고기 특유의 비린내가 입안에 확 퍼진다.
그래도 그런데로 맛있다. 1元/2개.
-카스에서-
무화과
이 과일 이름이 현지어로 뭐라고 하는지 파악하는 것을 잊어 버렸다.
흐물한게 달큼하고 밍밍한 맛이다.
비닐봉지가 아니라 입사구에 싸서 준다.
점포도 없이 젊은이 셋이서 그냥 길거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판다. 1元/4개.
-카스의 에이티가르 사원앞에서-
낭
위구르족의 빵.
크고 넓적한 것은 파이용으로 쓰면 좋겠고, 아래 작은 것들은 베이글같은 모양으로 맛도 베이글 맛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빵들이 너무 딱딱해서 먹기가 힘들 정도였다.
-카스의 에이티가르 사원앞에서-
치즈
양젓으로 만든 치즈를 팔고 있는 노점상.
치즈외에도 건과일등을 팔고 있다. 치즈는 딱딱하고 짠맛이 나며 흰 곰팡이같은 것이 표면을 둘러싸고 있다.
부모가 무슨 일이 있는지 대신 꼬마가 잔돈계산에서 물건 파는 것까지 어른 못지 않게 일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카스의 에이티가르 사원앞에서-
이건 뭔지 도저히 음식의 정체를모르겠다.
콩과 감자 그리고 당면 삶은 것같은데, 먹어보자니 너무 찝찝하고 물어보려니 위구르어를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카스의 바자르에서-
이것도 뭔지 도저히 모르겠다.
뒤쪽의 허여멀건 국수같은 것은 묵의 일종이 아닐까 한다.
식성 좋은 필자의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비위생에서 오는 찜찜함을 이기지는 못했다.
-카스의 바자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