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근교의 병령사석굴(炳靈寺石窟)행 차편도 놓치고 그냥 시내를 어슬렁 거렸다. 별로 볼 것도 없는 동네다. 어차피 고생스러운 일정의 병령사석굴 가는 것보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하루정도 쉬는 것도 좋은지 모른다.
병령사가는 길은 난주에서 2시간 반동안 버스로 유가협댐까지 가서, 다시 그곳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3시간이나 가야 갈 수 있는 곳으로 어림잡아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여정이다.
중산교근처 황하강변을 따라 나있는 산책로의 노점에서 맥주를 한병(3元) 주문했다. 주인아저씨가 컵과 시원한 맥주를 가져온다. 가족끼리 혹은 친구, 연인들끼리 행인들이 황하를 옆으로 하고 내앞을 지나다닌다. 그렇게 나른한 일요일 오후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황하와 주위의 경치를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강풍이 불어댄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한참을 불어대다가 그치고 보니 주위가 온통 뿌옇다. 아까전만 해도 보이던 중산교와 백탑산공원이 안보인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바로 본고장 황사였다. 대충 맥주를 마시고 자리를 떴다.
중산교中山橋
'황하제일교(黃河第一橋)'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다리는 황하에 놓인 최초의 철교로서 난주의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1907년 독일의 기술진에 의해 놓여진 이래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버티고 있지만 현재의 교통량을 소화하기에는 다리가 좁아 왕복 2차선 도로위의 차들은 거북이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건너편은 난주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백탑산공원(白塔山公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