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베이거스라면 워런 비티가 주연한 영화 '벅시'를 일단 짚고 넘어가고 싶다.
서부로 확장하려는 조직의 명을 받아 할리우드로 온 야망과 추진력이 강한 마피아 '벅시 벤 시겔'(실제로 벅시 시걸 본인은 바보라는 뜻의 '벅시'라는 별명을 엄청 싫어했다)은 친구를 통해 알게된 매력적인 배우 버지니아 힐과 유뷰남이면서도 사랑을 키워간다. 한편 네바다의 사막한복판을 차를 몰고 달리던중 영감을 얻은 그는 그곳에 미국최대규모의 카지노를 건설하기로 결심하고 조직에 요청해 100만달러의 자금으로 카지노와 호텔을 건설하기 시작한다.
카지노의 건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건설자금이 600만불로 눈덩이처럼불어 나게되자 조직은 회의를 소집하여 대책을 논의한 결과 버지니아가 공사비를 횡령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온갖 우려곡절 끝에 완성된 카지노는 그의 애인 버지니아의 별명을 따 '플라맹고'로 명명이 되었다. (플라멩고는 지금도 영업중이다) '46년 크리스마스에 맞춰 오픈한 첫날, 청승맞게 비만 내릴뿐 단 한사람의 손님도 없이 파리를 날리며 주인공 벅시 시겔은 쓸쓸하게 바에 앉아 마냥 손님을 기다린다. 게다가 천장에서는 물이 새기도 하고 중간에 전기가 나가 버리는 바람에 환락과 도박의 도시 라스 베이거스의 시작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게 개점행사는 막을 내린고 만다. 이어 동료의 전화를 받고 LA의 집으로 돌아온 벅시는 자신의 모습이 상영되고 있는 스크린을 뒤로 한채 괴한의 총을 맞고 숨을 거둔다. 버지니아도 몇년후 오스트리아에서 자살을 한다.
그러나 벅시의 야망은 실현되어 조그만 마을이었던 라스 베이거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도박의 도시가 되었으며 그가 투자한 600만불은 영화가 제작된 91년까지 1천억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그리고 현재도 새로운 대형 카지노/호텔들이 건설중 혹은 계획중에 있다.
한편 헐리우드 최고의 바람둥이로 통했던 워런 비티와 버지니아역의 아네트 베닝은 영화촬영중 실제로 사랑에 빠져 촬영후 결혼해서 애까지 낳았다. 이를두고 호사가들은 베닝이 비티의 바람둥이질을 드디어 끝맺게했다고 떠들어댔지만 그러나 역시 그 결혼생활도 오래가지 못해 2000년도에는 환갑이 넘은 비티를 그나마 덜늙은 베닝이 차버리고 다른 젊은 놈하고 놀아나고 있다고 외신의 한귀절은 전하고 있었다. 그래도 세월은 어쩔 수가 없는지 '벅시'에서 보면 젊고 아름답게만 나오던 아네트 베닝도 불과 10년뒤에 제작된 '아메리칸 뷰티'에서는 다소 얼굴에 주름이 잡힌 수척한 모습으로 비친다.
전세계 최대규모의 호텔 TOP30중 2/3가 라스 베이거스에 몰려있다.
라스 베이거스의 '스트립'이라는 중앙 대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수십간의 호텔/카지노들의 전세계에서 몰려온 도박꾼과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경쟁은 눈물날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도 한 제각각 독특한 테마를 배경한 호화로운 시설과 외관으로 치장하고 있는 호텔들은 하나하나가 하나의 테마 파크 구실을 하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숙박료(타지역 특급 호텔의 1/2~1/3)와 식사요금, 부대/위락시설을 내세우며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동네에서는 카지노마다 있는 뷔페식당의 이용요금이 보통 $6~8내외인데 미국어디에서도 그 가격에 제대로 된 뷔페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성년자는 카지노의 입장이 금지되지만 마카오나 모나코의 카지노와는 달리 성인이라면 어떠한 복장이라도 입장은 상관없으며 24시간 운영이 된다.
또 하나 이들 호텔들의 객실창문은 겨우 주먹 두어개가 빠져나갈 정도로밖에 열지지 않는데 이것은 도박으로 돈을 잃은 사람들의 투신자살을 막기위한 것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벨라지오(BELLAGIO;왼쪽)와 시저스 팰리스 (CAESARS PALACE;중간)
라스 베이거스에서도 지가가 가장 비싼 Four Corner(플라멩고 블루버드와 라스 베이거스 블루버드(일명 Strip)이 교차하는 사거리)에 위치한 벨라지오(3015객실)는 완공당시 역사상 최고액의 공사비(16억불)를 들여서 건설된 건물이자 현재까지 가장 비싼 공사비가 투입된 호텔이다. 기존의 호텔들과는 다른 고품격 지향의 호텔로서 객실과 레스토랑의 설비도 최고급에다가 18세미만은 입장이 금지되어있다. 호텔 전면에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 호수를 본떠만든 인공연못에서 30분간격(야간은 15분)으로 사진과 같이 1000개의 물줄기로 이루어진 장대한 분수쇼가 벌어진다.(매회 배경음악과 분수의 연출형식도 달라진다) 영화'Ocean's Eleven'의 무대가 되었던 호텔이기도 함.
'캐사르의 궁전'이라는 이름의 장엄하고 화려한 분위기의 시저스 팰리스는 고대로마제국을 모티브로 해서 세워진 호텔/카지노. '시저스 팰리스 호텔 특설링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타이틀매치.....'라는 권투중계 아나운서의 멘트처럼 권투 빅이벤트가 자주 열리는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한국의 故김득구 선수도 마지막 경기를 이 곳에서 했다) 실제로는 호텔내에 그런 링시설은 없고 실제경기는 근교의 체육관에서 벌어질 뿐 광고효과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이름만 '시저스 팰리스 호텔 특설링'이라고 붙인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맨뒤에 보이는 호텔은 트레쥬어 아일랜드로서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을 모티브로 해서 세워진 호텔/카지노. 이 호텔앞의 인공풀에서는 매일밤 90분간격으로 공짜라고는 믿기힘들 정도의 흥미진진한 '해적만(灣)의 전투'(The Battle of Buccaneer Bay)라는 해적선 전투쑈가 벌어진다.
MGM GRAND
5034개실의 방갯수에서는 세계 3위이자 라스 베이거스 최대호텔이지만 종합적인 규모로 보았을 때는 세계최대규모의 호텔로서 연면적, 주차장 수용능력, 프론트 데스크이 넓이, 종업원수, 소비전력량등등 어느 모로 보나 세계최대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급부로 '체크 인하고 나서 방까지 걸어가는데 너무 멀었어', '주차장이 너무 넓어서 한참 걸어야돼', '카지노에서 길을 잃었었어'등등의 투숙객들의 불만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너무 거대한 크기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호텔의 적정사이즈의 한계'를 넘었다는 것은 곧 쾌적함의 희생으로 이어져 각층의 높이가 너무 낮다는 것과 건물의 레이아웃이 옆으로 너무 퍼져있다는 것,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서 프론트까지 200m, 그리고 객실까지 200m정도를 또 걸어야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래도 어쨌든간에 라스 베이거스를 대표하는 호텔중 하나임에는 분명한 사실이다.
조명발로 인해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전면의 사자상은 촌스러움의 극치를 달리던 호텔입구의 거대한 합성수지제 사자대가리를 철거하고 98년에 새로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자상의 얼굴은 영 시원찮은게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의 풍모와 관록을 느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현지인들은 3번째 사자상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전처럼 잡아먹히듯이 사자 아가리속을 통해 입장하는 것이 재수 떨어지는 일이어서 도박해봤자 돈만 날리게 된다는 소문 때문이었다고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룩소르(LUXOR)
고대 이집트를 모티브로 한 이 호텔의 실제 발음은 '럭서'('룩소르'라고 하면 현지인들은 못 알아듣는다). 36층짜리 피라미드의 꼭데기에서는 밤마다 하늘을 향해 강력한 광선(세계최고의 파워, 350Kw)을 쏘는데 호텔측의 주장에 의하면 230여km 떨어진 LA에서도 보인다고 한다.(실제로는 안보임)
이 독특한 건축물에는 네변을 따라 세계최초로 기울어진 엘리베이터가 39°의 각도로 운행중이며(때문에 저층일수록 동선이 길어지는 악효과가 나타나긴 했지만) 내부는 벽면을 따라 총 4408개의 객실이 위치하며 1층에서 30층까지 중간에 기둥이 하나도 없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뻥 뚤린 거대공간이 내부에 자리잡고 있다. 방문을 나와 복도의 난간에 서면 바닥의 레스토랑과 로비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기는 하지만 기울어진 구조로 인해 발밑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묵기에는 그리 적합한 곳은 아니다. 역으로 도박으로 돈을 쫄딱 날린 사람이 자살하기에 너무나 적당하게 되어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안내표시와 안내직원을 곳곳에 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헷갈리는 사방팔방대칭 구조이기 때문에 건물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과 미아가 속출하는 호텔이기도 하다.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
십자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MGM Grand, 엑시칼리버와 각각 마주보고 있는 이 호텔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건너편 MGM Grand의 사자상과 경쟁하듯이 서있는 실물의 1/2 크기의 '자유의 여신상'(그러나 실제 두 호텔은 같은 회사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모방한 건물(48층)을 필두로 'AT&T 빌딩', '크라이슬러 빌딩'등 객실동 모두를 맨하탄에 실재하는 빌딩을 모방하여 구성했다. (그나마 지금와서 보면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안세워놓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내부의 카지노와 레스토랑은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 그리니치 빌리지, 타임 스퀘어를 본 떠 만듦.
그리고 이 호텔은 라스 베이거스에서 유일하게 '뷔페'가 없다. 만약 이 호텔에서 묵을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명심해 둘 것!
엑스칼리버(EXCALIBUR)
라스 베이거스에서 3번째로 큰 호텔. 지금이야 워낙 빵빵한 호텔&카지노가 많이 들어서 있어서 별로지만 처음 이 호텔이 등장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거대함, 아름다움(외관만이지만), 활기, 인기로 인해 라스 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얼굴 마담' 노릇을 했던 곳이었다. 라스 베이거스 최대의 번화가중 하나인 New Four Corner (The Strip과 Tropicana Ave.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여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MGM Grand, 뉴욕 뉴욕, 트로피카나같은 쟁쟁한 호텔들과 마주보고 있다. (위의 룩소르, 만달레이 베이와 같은 계열사)
엑스칼리버의 최대의 특징이 바로 애들을 동반한 가족고객을 위한 충분한 배려가 되어있다는 점. 숙박/식사요금이 다른 호텔들에 비해 비교적 저렴하고 어른은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동안 애들은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때문에 '유치하다', '싸구려같다', '산만하다'는 불만도 일각에서 터져나온다.
패리스(PARIS)
'파리'를 주제로 하여 만들어진 호텔로서 에펠탑이나 개선문은 파리의 실물보다 작기는 하나 위치도 좋고(Four Corner에 위치, 벨라지오 건너편), 야간의 조명발도 멋있어서 라스 베이거스에서 가장 높은 Stratosphere Tower를 누르고 지금은 라스 베이거스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에펠탑(현지 발음은 '아이펠')은 야경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야경을 '보는'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최상부에 위치한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 요금($9)은 결코 싸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이곳 전망대에서 보는 야경은 중심가에서 떨어져있는 Stratosphere Tower의 전망대에서 보는 야경보다 한 단계 평판이 좋다. 뿐만 아니라 전망 레스토랑은 베라지오의 분수쑈를 보기에 최적의 장소로서 예약도 상당히 어렵다. 클린턴도 이곳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에펠탑과 개선문에 가려있지만 콩쿠르드 광장, 오페라 하우스, 루브르 박물관도 충실히 재현되어 있으며 교육에 의해 종업원들도 간단한 불어정도는 구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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