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우루무치

월드포토 2010. 5. 20. 18:47

 

 

우루무치의 아침이 밝았다.
천산의 북쪽에 위치한 우루무치는 옛부터 물과 풀이 풍부한 목장이었다고 한다. 이 원시적인 대평원에 대다수의 원주민이었던 위구르족은 물과 풀을 쫒아 유목생활을 하면서 '우루무치'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루무치'란 위구르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란 뜻이다.

막연히 한가하고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실크로드의 도시를 상상했던 사람들이 보기에는 우루무치의 현대적인 도시풍경이 의외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우루무치는 어느 서역의 도시와 마찬가지로 온통 공사판이다. 한창 서역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갈 정도이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성도(省都)로서 위구르족과 카자흐족을 비롯한 수많은 소수민족이 살고 있지만 현재는 주민의 대다수가 한족이다.

 

우루무치의 볼거리는 천지도 남산공원도 아닌 바로 이 야시장이 아닐까한다.
서역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밤이 되면 야시장이 들어서지만 서역뿐만이 아니라 중국어디에서도 우루무치의 야시장처럼 화려하고 규모가 큰 것은 본적이 없다. 하절기 우루무치에는 저녁이 되면 몇군데의 야시장이 들어서지만 시내의 오일로(五一路)의 것이 가장 규모가 크다.

저녁이 되면 교통이 통제되면서 화려한 먹거리장을 비롯한 시장이 들어서는 데 우루무치에 간다면 꼭 한번 가야될 곳이다. 어디인지 정 모르겠으면 택시기사에게 '서부대주점(西部大酒店)'으로 가자고 하면 된다.
 

나날이 변모하고 있는 우루무치의 시가지

 

천지(天池)
우루무치를 대표하는 관광스포트로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97km의 천산산맥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중국스럽지 않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몽골어로 성스러운 산을 의미하는 보거다봉(博格達峰;5445m)을 배경으로 해발1910m지점에 위치한 이 호수의 수심은 105m.

 

호수위에는 유람선이 떠다닌다.

산속 오지이다 보니 이 곳의 물가는 상당히 비싸다. 동절기에는 폐쇄된다.


 
설산을 배경으로 시시카바브(양꼬치구이)를 굽고 있는 카자흐족 청년. 천지일대에는 예부터 카자흐족이 살고 있다.
 

 
카자흐족의 전통 주택인 겔의 내부. 사실 이건 관광객용으로 꾸며놓은 것으로 안에서 식사 혹은 숙박도 할 수 있다. 
 

카자흐족 꼬마들.

보시다시피 이 사진은 연출된 것이다. 한번 같이 사진찍을 때마다 관광객들로부터 애들 엄마가 2元씩을 받는다. 아무리 여름 한철장사라지만 한창 뛰어다니며 놀아야 할 나이의 애들과 양새끼가 이렇게 부모등살에 밀려 이런 꼴을 하고 있어야 하는 지는 정말 의문이다. 특히 양새끼는 계속 부동자세로 있어야 한다. 자세가 조금만 틀어져도 인간 엄마가 와서 바로잡는다. 사람새끼고 양새끼고 너무 불쌍했지만 이에 대해서 그들 부모에게 따지기에는 내 중국어 실력이 너무 짧았을 뿐만 아니라 남일에 왜 참견이냐고 역공세를 맞을 것 같아 포기했다.
불쌍해서 꼬마들에게 간식으로 갖고 온 사과를 하나씩을 쥐어주었다. 그러나 양새끼는 건내주는 사과를 외면한다. 차마 인간이 주는 음식은 안먹겠다는 무언의 시위인지도 모른다.
 

남산목장(南山牧場)

천산산맥의 산기슭에 펼쳐진 목초지로서 천지와 더불어 우루무치 교외의 가장 유명한 관광스포트이지만 천지를 보고 이곳에 와보니 뭐 그리 대단한지 모르겠다. 카자흐족의 극심한 호객행위와 바가지가 있을 뿐이다.
 

관광객을 위한 말들.

 

카자흐족의 전통가옥 '겔'

 

목장에서 산속으로 좀 들어가보면 이런 폭포도 있다. 높이 40m. 

 

우루무치 교외를 다니다 보면 양떼들이 길을 가로 막는 경우가 많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도록.

 

1호빙하(1號氷川)
우루무치에서 차로 2시간 반 동안 굽이굽이 산속의 길을 돌아들어가면 해발4000m에 '빙하왕국'이라 부리우는 77개의 빙하가 있는 곳이 있다. 아직 관광지로 개발이 된 곳도 아니고 게다가 천지나 남산목장같은 곳의 그늘에 가려 그리 관광지로 유명한 곳도 아니지만 태고의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우루무치 시민의 식수원인 우루무치 강의 원류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사진속의 길이 2.4km, 폭 500m의 1호빙하. 중국의 빙하연구의 거점이 되는 곳으로 본인이 방문했던 것이 9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진눈깨비가 날렸던 곳이다.  

 

2호빙하와 3호빙하
2호빙하위는 직접 걸어볼 수도 있다.

 

이 추운 고지대에도 사람이 산다. 카자흐족이 그들로써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이드와 식당을 하면서 생활을 꾸려나간다.

뒤로 4,5,6호빙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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