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돈황

월드포토 2010. 5. 18. 16:01

 

막고굴(莫高窟) 

366년부터 조영이 시작된 이래, 한족은 물론이고 티벳, 몽고족같이 수많은 이민족들에 의해 이 지역이 지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석굴의 조영은 변함없이 계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강쪽의 석굴이 이슬람세력에의해 대부분이 파괴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보존상태 또한 양호하다. 단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서구열강에 의해 문서와 벽화, 석상등의 약탈이 이루어져 외부의 파괴로부터 완전히 빠져나가지는 못 하였다. 약탈된 문서중에는 신라의 혜초스님이 쓴 '왕오천축국전'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확인된 막고굴의 석굴은 총 492개, 석상은 2400여개, 벽화의 총면적은 45000m²에 달한다. 각 시대에 따른 석굴의 구조, 조각과 벽화의 양식이 제각각이어서 막고굴에 오면 불교미술사의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이다.

 

500개에 달하는 석굴중 일반에 공개된 석굴은 단 27개. 그 것도 개인자유관람은 불가능하고 그 27개 석굴중에서 각 석굴의 열쇠를 갖고 있는 가이드가 골라서 가는 곳만 따라 들어가는 단체관람만이 가능하다. 관람객에게 있어서는 일체의 선택권도 없고 몇호 석굴을 관람하게 될지는 순전히 그날 가이드 맘에 달려있는 것이다.

관람소요시간은 대체로 1시간~1시간 반정도로서 약 10개소가 조금넘는 석굴을 관람할 수 있지만 당신이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것만으로도 그리 부족할 것은 없다. 개방된 석굴외에도 별도요금을 지불하면 관람이 가능한 특별굴이 13개소가 있지만 한석굴당 관람료가 그리 만만한 금액은 아니다.

내부의 사진촬영은 일절 금지되어 있고 짐도 입구에서 맡기고 들어가야 하며 석굴내부가 워낙 어둡기 때문에 회중전등을 준비하던지 입구에서 대여해야 한다. (3元+보증금 10元)

시즌중에는 상당히 붐비므로 여러 그룹이 섞여 버리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최근에는 한국어가이드 서비스도 등장했다. 단 적정인원이 모일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경우도 있으므로 개인여행객에게는 그리 권할 만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제96굴
막고굴의 상징과도 같은 9층누각으로서 대불전 혹은 대웅보전이라고도 불린다. 이 누각안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당신의 목은 위로 꺾여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 당대에 만들어진 중국에서 5번째로 큰 높이 34.5m의 미륵대불(통칭 북대불北大佛)이 안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명사산(鳴沙山)
사실 막고굴보다 더 재미 있는 곳이 바로 명사산일지도 모른다. 돈황시내에서 남쪽으로 약5k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이곳은 동서 약40km, 남북 약20km에 달하는 광활한 모래언덕이다. 태양의 각도와 시간에 따라 언덕이 적, 황, 녹, 백, 흑의 다양한 색깔로 변화하고 바람에 깎인 모래언덕의 콘트라스트 또한 절묘하다.

 

명사산

 

명사산에 올라

 

사진속의 낙타들은 관광객용으로 준비된 것들이다. 사진에 다 안나와서 그렇지 실제로는 100마리도 넘는다.

명사산 한 바퀴도는데 공정가 60元. 너무 비싸다 싶어서 포기하고 월아천과 모래언덕을 걸어서 둘러보기로 하고 걷는데 바닥이 모래라서 발이 푹푹 빠지고 게다가 하늘에서는 강한 뙤양볕이 내려쪼여 걷는 다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결국은 얼마 걷지도 못하고 낙타 마부(?) 아줌마를 불러, 생전 팔자에도 없던 낙타를 이때 처음 타보았는데 실제로 타보니 전후 진동이 장난이 아니었다. 엉덩이, 허리와 목이 앞뒤로 따로 노는데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마부 아줌마는 발이 빠지는 이 모래바닥을 낙타보다도 빠른 속도로 잘만 걷는다. 대단해~
 

월아천(月牙泉)

명사산 한복판에 있는 초승달 모양의 이 마르지 않는다는 오아시스는 유람지로 한나라 때부터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사막화로 인해 이 오아시스의 물도 마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은 시정부에서 옆에 인공저수지를 만들고 놓고 물을 공급하고 있다.  
  

월아천 주위를 걷는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개구리가 돌아다닌다. 아무리 오아시스 주위라지만 이런 사막 한복판에서 개구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10元을 내면 모래언덕 정상에서 눈썰매타듯이 썰매를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다. 이렇게 썰매를 타고 내려올 때 나는 소리가 북소리, 대나무피리소리 혹은 천둥소리 같다고 하여 명사산이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나는 소리는 그다지 독특하지도 대수롭지도 않았다.
재미있겠다 싶어서 필자도 주인 아저씨에게 10元을 건내주었다. 그런데 눈썰매보다는 상당히 경사가 심해 속도는 훨씬 빠르고 스릴감 또한 더하다.

신나게 타고 내려오고 있는데 옆에서 '야, 이 새끼야, 내가 그런식으로 타지 말랬지. 발을 들어!' 하면서 외치는 소리가 난다. 옆을 보니 내 썰매옆으로 나란히 아저씨가 무서운 속도로 뛰어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두 눈깔이 튀어나올 뻔했다. 바닥이 모래이기 때문에 발이 푹푹 빠지므로 빠른 속도로 뛸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는 스피드였다. 그 나이에 썰매보다 빠른 속도로 모래언덕을 뛰어 내려오다니....

 

그날 밤 투루판행 야간열차안의 침대에 누워서 생각을 해보았다. 왼쪽발이 빠지기전에 오른쪽발을 내딛고, 오른쪽발이 빠지기전에 왼쪽발을 내딛고.......물위를 달리듯이 이런 식으로 달리면 모래위를 썰매처럼 빨리 달리는게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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